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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1][180815] 이틀 관람 후기

후기
작성자
어떤눈물
작성일
2018-08-17 12:04
조회
86
공연을 본 이후로 계속 넋을 놓고 있다가 이제야 짧게 써봅니다.

저는 모든 정보를 미리 습득하고 갔습니다. 원작, 영화, 초연 등에 대해서 미리 다 알고 가서 랭버트와 비교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야 오빠가 어느 정도로 소화하는지 제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솔직히 얘기해서 저는 뮤지컬이 좋아하는 장르가 아닙니다.

뮤지컬의 발성이나 좁은 무대에서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커지는 몸짓들과 표정, 목소리들이 제게는 좀 낯설거든요.

게다가 감정이 유리멘탈이라 극을 따라서 좀 잡히다가도 무대가 인위적으로 바뀌면 바로 끊어져서...ㅠ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오빠의 연기력을 지적하시는데 저는 그 부분은 약해서 그런지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제게는 다 오빠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뻘쭘해 하는 모습도, 어색해 하는 모습도,  크게 움직이는 팔 다리도...

그 많은 대사들을 발음 한 번 안 꼬이고 정확한 딕션으로 전달하는 게 신기했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넘버 부분도 정말 걱정했는데, 오빠의 발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더라구요.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스며들었습니다.

어제 프레스콜의 다른 배우분도 보고 나니 발성이나 바이브 자체가 배우마다 고유의 것이 있는 듯 해요.

우리 랭버트도 굳이 이 부분은 너무 강타잖아, 바꿔야지. 이것보다는 본인의 것으로 조금 바꿔 잘 흡수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넘버 부를 때마다 얼마나 깍지를 꼈는지 손가락 부러질 뻔 했네요.

오빠는 스스로가 밝혔듯이 기관지가 약한 편이라 음이탈 때문에 정말 걱정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이 연습벌레님. 얼마나 연습을 한 건지 정말 잘하더라구요. 고음 올라갈 때마다 소름이 쫙.

사소하게 떨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감정에 묻혀 잘 넘어간 것 같아요. 오빠의 목소리는 정말 2막 넘버들과는 찰떡인듯.

오빠의 발성이 뮤지컬 버전으로 굳어지면 어쩌나(절친 분의 발성이 많이 바뀐지라.ㅠㅠ) 하고 조금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그런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바뀐 소리는 어디서부터 끌어내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가수 강타의 모습에도 이번 발성법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 정말 넘버 부분은 자랑스럽습니다. ㅠㅠ

비주얼.

상탈씬 매우 만족스럽고, 배드신 역시 왜 여주가 아닌 남주인데 저렇게 수줍게 몽땅 가리는 걸까...를 처음에 의심했지만, 살짝 살짝만 보여줘서 더욱 섹시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등의 그 잔근육은 정말 잊지 못하겠네요. 앞 열에서도 무조건 오글 쓰고 봐야 하는 장면.

셔츠핏, 바지핏도 그렇고, 기럭지 하며... 내 주변 40대는 왜 저런 남자 없냐...만 보면서 내내 탄성을 질렀네요.

역시 뮤지컬은 일반인 관객분들도 많은데, 다들 좋아하시더라구요. 강타 잘 생겼다고. 강타 노래 잘한다고.

사실 팬들에게 인정받는 것 보다도, 오빠는 저런 한 마디를 듣고 싶었던 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빠가 엄청 똑똑하다는 걸 새삼 느꼈네요.

첫 뮤지컬 공연임에도 로버트 역을 잘 소화해서 박수를 받는 이유는 넘버도 넘버지만 로버트와 너무 찰떡이기 때문이잖습니까?

어쩜 그렇게 본인이랑 똑 닮은 캐릭터를 선택할 수가 있는 건지...

물론 원작보다 너무 어려서 시작 초반 말이 많았지만, 본인만의 귀여운 랭버트로 잘 소화해 낸 건 오빠의 능력치도 있지만, 작품 선택을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한 번에 주목 받을 수 있는 멋지고 화려한 다른 주연 역할보다는 어딘가 서정적이고, 본인과 닮은 차분하고 다정한 역할을 택한 똑똑한 우리 오빠.

작품 자체는 논란이 좀 있지만 그건 원작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뭐.

찾아보니 초연 때는 쓸데없는 노출이 참 많아서, 이번 재연 때는 많이 수정한 것 같더라구요. 그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물론 프란의 목욕신 같은 부분은 쓸데없이 넣은 것 같아 솔직히 좀 그런데, 어쨌든 두 배우의 사랑을 화려함 보다는 작은 애틋함으로 표현한 부분이 좋았네요.

오빠가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노래를 잘했어도, 무언가 러브신이나 노출신이 과격했으면 두 번은 못 봤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제가 감독이면 아무래도 화제성이나, 흥행면에서 그 쪽을 좀 노렸을 법도 한데, 그런 연출은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저도 2막 때는 좀 먹먹했거든요.

처음 공연과 두 번째 공연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네요.

아무래도 수십 번 이미 같은 공연을 해 본 다른 배우분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겠지만 이제 겨우 첫 뮤지컬을 막 시작한 랭버트의 눈부신 성장이 놀랍습니다.

앞으로도 갈 수 있는 만큼 많이 가서 보려구요. 한 번 지나간 공연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니, 다시 없을 공연 머릿속에 꼭꼭 집어넣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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